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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는 '삼춘'으로 통한다~


우리나라 각 지방마다 독특한 사투리가 있겠지만, 그 중 제주도 사투리가 가장 듣고 배우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단어 자체도 고어(古語)를 많이 사용하지만 섬이라는 지역 특성에 따라 형성된 특유의 말투 때문에 '육지 사람'들은 외국어 처럼 느끼곤 한다.
요즘 드라마나 방송 매체에서 제주도 사투리를 종종 구사하고 있는데, 단기간에 사투리 억양을 배우기가 쉽지 않다보니 20년 넘게 제주도 토박이로 산 사람이 봤을 때는 손발이 오그라드는 느낌을 많이 받게 된다.ㅎㅎ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일 테지만^^;;)

제주도는 섬이고 지역사회가 크지 않다보니, 사람들간에 얽혀있는 관계가 타 지역보다는 긴밀하다. 하나의 예로, 보통 단골식당 주인 아주머니를 '이모'라고 하면서 친근함을 표시하는데, 제주에서는 '남녀(아줌마, 아저씨)'를 구분하지 않고 모두 '삼춘'으로 통한다. '이모'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성별과 장소를 불문하고 '삼춘'이랑 호칭은 식당이나 길가 어디에서나 사용할 수 있다. 이는 서로에게 친근함을 표시하는 애칭인 셈인데, 아래와 같이 간단히 표현할 수 있다.







1. 식당에서
 
 - '삼춘 여기 반찬 좀만 더 줍써~' (여기 반찬 좀 더 주세요)
 - '삼춘 여기 얼마꽈?' (여기 얼마에요?)
 - '삼춘 맛있게 잘 먹어수다 또는 잘 먹어수다양..'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2. 길가에서

 - '삼춘 여기 가잰하믄 어떵 가야 되마씨? (여기 가려고 하면 어떻게 가야 하나요?)
 - '삼춘 길 좀 물으쿠다' (길 좀 물어볼께요)

3. 기타

 - '저 삼춘한테 강 물어봐야켜' (저 분께 가서 물어봐야겠다)
 - '저 삼춘이 하는 말 하나도 못 알아 들으켜' (저 사람이 하는 말 한나도 못 할아 듣겠다)



'이모와 삼춘'.. 모두 '우리'로 통하는 한국 문화이기에 가능한 표현이 아닌가 싶다. 혈연관계는 아니지만 그 만큼 친밀한 관계임을 나타내주는 것...
제주에 왔을 때 한번 '삼춘'이라고 불러보는 것을 권한다. 생소하겠지만 그래도 '아줌마, 아저씨'라고 했을 때와는 다른 특별한 情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여행의 색다른 재미를 맛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