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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심했던 나의 뒤늦은 생활속의 작은 일탈.

나는 아주 평범한 회사원이다.
중고등학교때도 그다지 눈에 띄지 않고 그럭저럭 친구들과 잘 어울리는 편이었다.
그리고 소심한 성격으로 해보고 싶은 것이 있어도 부모님이 싫어하실까봐 해보지 못했 던 것이 많았다.

요즘 나는 또한번의 사춘기를 맞는거 같다.
아무 것도 아닌 일에 화가 나고, 아무 것도 아닌 거에 실망하고...
재미 있었던 직장 생활이 갑자기 하루하루가 지겨워지고 답답하게만 느껴졌다.

'답답해, 나가고 싶어.'

가자! 밤소풍!

그래서 나갔다. 밖으로. 일단 일을 마치고 오후 5시.(난 평범한 회사원이니까. 일은마쳐야했다.)
친구 한명을 섭외해서 피크닉 도시락을 부탁했다. 그리곤 그친구도 끌고 나갔다.ㅋㅋ
어영부영 시간이 가다보니 해가 빨리 떨어지더라.
친구와 나는 드라이브를 하며 일명 '밤 소풍'의 장소를 하나씩..하나씩..말해갔다.

결국 택한 곳은 우리 모교인 제주대학교.

오랫만에 와보는 학교였다.
아쉽게도 너무 어두워 도시락을 먹기에도 힘든 상태라 찍을 수가 없었다.ㅠㅠ















아무리 잘찍으려해도 삼각대가 없는 상태에선.. 위와같이 계속 흔들리기만 하는 사진 들이었다.
나는 전문가도 아마추어도 뭐도 아니기 때문에.. 잘찍는 방법도 모른다. 그저 누르면 찍힌다는 것 밖엔..

이렇게 나의 첫번째 작은 일탈 이었던 밤소풍은 흔들린 사진만 남긴채 끝나버렸다.


'이대로는...뭔가 아쉬워..'

다시 한번 더?!

정확히 6일후에 한번 더 밤소풍을 꾀했다. 아주 급 즉흥적으로...
저번과는 다르게 너무 즉흥적이라 먹을 것은 그냥 간단히 피자, 음료수, 아이스크림, 용가리빵 정도만 사들고 갔다.
이번엔 인원이 좀 늘었다. 저번에 나에게 낚였던 그친구와, 또한명의 나의 절친과 그녀의 남자친구.

소풍은 어디로?

'야경이 좋은 곳으로...'

그런 곳이 있어?

'응, 제주시 공설 공동묘지.'

공동묘지라고해서 이상하게 보진 말았으면 좋겠다. 제주도에서는 야경이 예쁘게 보인다고 은근히 유명한 곳이란다.
이번에는 사진을 남기려고 삼각대를 가져갔다.
삼각대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일단 찍기보단...배고파서 먹기 바빴다.


그 곳은 이렇게 예쁜 곳이었다. 그날은 유난히 잔잔한 안개가 낀날이어서 안타까웠지만...
그리고 웬일인지 다른 날과 다르게 무지 추운날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욕심내서 찍다가 건질게 없어졌다..
사진찍는 거에는 나보다 같이간 친구의 남자친구가 더 열광적으로 찍어댔다.-_-;ㅋ난 그저 먹기에 바빴다...


내려오는 길에..차에서 나는 보았다.
쭉 아래 내리막 찻길로 뻗어 보이는 야경을...

'여기가 더 장관인데 아꿉다...'


아무 생각없이 누워있고 싶어.

정말 평범하게 근무를 하던 날이었다.
요즘 따라 자꾸 머리가 지끈거리고 아프다..
가족도 그누구도 관섭하지 못하는 곳으로 떠나 단 하루만..
있다오고싶다고..생각했다.

또 밤소풍의 친구에게 전화를 했다.(난 친구가 몇명없다-_-;)

'나야. 우리 팬션가자.'


솔직히 욕 쳐먹을 줄 알았다. 그친구는 여자치고 입이 조금 험한 탓에.. 그럴줄알았다.
그런데..

'에? 오늘? 어, 알았어.'

의외였다. 한편으론 고맙기도 했다.


어쨌든 출발.
간단하게 치킨한마리, 맥주 12캔이었던가. 더있었던가? 하여튼..그리고 파인애플, 해장용 홍합과 홍합미역국, 파프리카와 양상추. 우리의 양식을 사들고 나니 9시가 다되었다.

생각해보니..
'우리 팬션 예약 안했구나..'

그래서 우린 특이하게(?) 팬션이 밀집된 구역에 가서 마음에 드는 팬션이 나올때마다 전화번호를 알아보고 전화한 후 마감이 안된 곳을 찾았고 마침내...별로 마음엔 안들었지만 마감을 안한 곳을 찾아 들어 갈 수 있었다.
(제주도에는 해안도로에 팬션이 좀 밀집되어있다.)

배고파서 안주와 맥주먹으며 수다를 떨다가 또 찍는 것을 깜빡했다.

아침은
이렇게 홍합탕과 양상추&파프리카 셀러드로 마무리하고 집에 돌아왔다.


주인아주머니는 어째서 여자 둘이만 팬션에 왔냐고 이상한 눈초리로 물으셨었다.
그냥 쉬러 왔는데 어째서일까..?라는 고민을 하게 만드셨었다.

그리고...

'웬지..아무생각없이 쉬지않고 일한거 같아.'
라는 기분이 들었다.-_-;;
뭐..그래도 이것저것 차리고 먹고 팩하고...이야기하고. 급 팬션휴양..괜찮은 경험이다.


고마워, 친구들아.


나...있지.. 급 하고싶은게 생각나면 또..연락할게!! 그때도 부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