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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도 '쓰바사 선수'를 응원했다.


어려운 상황에 놓인 새터민 최현미 선수의 2차 방어전을 돕기로 한 무한도전.. 쇠티기에 접어든 복싱계를 후원해 줄 곳이 마땅히 없던 순간 우리 무한도전이 또 한번 팔을 걷어 붙였다.

2차 방어를 하지 않으면 현재 갖고 있는 타이틀을 놓칠 수 있는 절박한 상황에서도 최현미 선수는 힘든 훈련을 묵묵히 참아내며 챔피언을 향한 꿈을 간직하고 있었다. 새터민이라는 자신의 모습과 비인기 종목인 권투.. 그것도 여성이 그 힘든 스포츠를 자신의 꿈으로 믿고 살고 있는 모습에 정말 대단한 집념을 가지고 있는 소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최현미 선수와 명승부를 치룰 일본의 쓰바사 선수가 거대 스폰서를 영입하여 훈련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정형돈과 정준하는 일본으로 날아가는데... 정말 생각과는 전혀다른 '쓰바사'선수의 모습과 운동시설에 충격 아닌 충격을 받았다. 하긴 일본에서도 K1 같은 종합 격투기가 대세일 텐데, 여자 권투는 그곳에서도 우리나라와 비슷한 상황일 것이다.

사실 처음 이 경기를 한다고 했을 때, 나는 당연히 최현미 선수를 응원했고 한일전이라는 무조건적인 생각만 갖고 있었다. 그런데, 일본에서의 그녀 모습은 거친 운동을 하는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순수함' 그 자체였고 꿈과 열정 그리고 집념이 충만한 선수 인 것 같아 내 마음이 살짝 흔들리고 있었다.

더욱이 살아생전 그녀의 경기 모습을 한번도 보지 못하고 돌아가신 아버지 이야기를 할 때 이번 경기는 쓰바사 선수에게도 정말 중요한 경기가 될 것 같았다.

 

드디어 결전의 순간이 다가오고.. 두 선수의 주먹이 치열하게 서로를 향했다. 꿈, 열정, 집념, 사랑하는 가족들을 위해..

홈 경기의 분위기는 항상 그렇지만 최현미 선수에 대한 일방적인 응원속에 쓰바사 선수는 홀로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물론 최현미 선수도 그간 흘렸던 땀방울과 눈물, 그리고 어려움이 고스란히 뭍어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다소 신장이 작았던 쓰바사 선수는 위에서 내려오는 최현미 선수의 주먹에 얼굴을 맞이 맞게 되었고, 어느 순간 부터 왼쪽 눈이 퍼렇게..멍이 들고 부어오르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경기 중이라 치료를 받지 못하고 계속 뛰어야 했기 떄문에 시간이 갈수록 충격이 커지고 앞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부어올랐다. 라운드의 끝이 보일 수록 체력이 바닥난 두 선수의 주먹에는 힘이 많이 빠져 있었고, 정신력으로 그 시간을 버텨내고 있었다. 

지금, 비록 내 주먹이 상대방의 얼굴에 상처를 낼 수 있지만 그것은 어떤 고의성도 없는 진정한 페어플레이 속에서 나오는 결과물인 것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경기 중 매섭게 바라보던 두 시선이 모든 라운드를 끝내는 종이 울리면 곧바로 서로를 끌어안고 인사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무한도전에서 보여주었던 쓰바사선수의 모습은 정말 한 사람의 인생 드라마를 제대로 보여주었던 것 같았다. 최현미선수도 힘든 순간이 있었기에 지금과 같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던 것 처럼 쓰바사선수도 이번 경기를 통해 '무한도전'이라는 새 인연을 만날 수 있지 않았나 생각된다.

일방적인 홈 경기의 응원단 속에 홀로 외롭게 싸우던 쓰바사선수.. 피멍이 든 얼굴로 계속 링위에 서 있어야 하는 딸을 바라볼 수 밖에 없는 그녀의 어머니...

제각기 안타까운 사연을 갖고 있던 두 선수의 모습을 알기에 어느 한 쪽을 열렬히 응원할 수 없던 경기였다. 하지만 나는 쓰바사 선수의 부어오른 눈.. 피멍이 든 눈을 보며 눈물이 났다. 아마 그녀를 향한 마음이 더 컸을 수도 있다.


 

세상은 언제나 승자만을 기억한다. 그렇기에 누구나 승리를 향해 노력한다. 하지만 이번 무한도전에서는 경기의 결과보다는 과정의 소중함을 담아주었다. 어느 한쪽을 응원하는 일방적인 경기가 아닌 끝까지 서로를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큰 연습장에서 반드시 강한 선수가 나오는 것은 아니라고 했던 쓰바사 선수..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꿋꿋하게 땀을 흘렸던 최현미 선수..


당신들은 모두 진정 챔피언입니다...!! 모두 화이팅~